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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에서 1년 만에 쫓겨난 쌍용차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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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에서 1년 만에 쫓겨난 쌍용차 농성장

입력
2013.04.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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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농성장이 1년 만에 결국 철거됐다.

서울 중구청은 4일 오전 5시 50분쯤 직원 50여명을 투입해 10여분 만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철거하고 집기를 압수했다. 지난해 4월 사망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 분향소가 이곳에 세워진 지 1년만이다.

철거 당시 농성장에는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 3명이 있었으나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은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덕수궁 담장 아래 흙을 부어 화단을 조성하고 대형 화분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식을 듣고 몰려온 농성자들과 중구청, 경찰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농성자 14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중구청장과의 면담을 포함한 협의가 진행 중이었는데 중구청이 기습적으로 철거했다"며 조성된 녹지 앞에서 항의 농성에 들어갔다. 범대위는 이날 밤 두 차례 분향소를 다시 설치하려다 경찰의 저지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추가 연행자가 발생했다.

중구청은 "수 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침에 강제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시 농성천막을 설치한다면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문 앞 농성장은 지난해 4월 쌍용차 사태 이후 22번째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이어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 등이 들어오면서 천막 3동 규모의 농성촌으로 커져 연대 투쟁의 상징적 장소가 됐다.

그러나 농성장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일부에서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고 관광객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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