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가 문제였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류현진(26ㆍLA 다저스)에 대한 공통된 평가다. 직구가 한 가운데로 몰렸고, 최고 시속이 예전만 못했다. 평소와 달리 몸쪽 승부에 자신이 없다 보니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 마저 감소했다. 8일 오전 5시10분(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류현진의 직구, 어떻게 봐야 할까.
무리한 체중 감소, 속도 저하로 이어졌나
류현진은 한 눈에 봐도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 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해 9㎏정도를 뺏다.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체중 감량과 직구 위력 감소와의 연관성이다. 무리하게 살을 빼면서 직구 최고 시속마저 줄어든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괴물'은 국내에서 시속 150㎞가 넘는 직구를 어렵지 않게 뿌렸지만 빅리그 최고 시속은 92마일(148㎞)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특별히 상관은 없다"고 했다. 신인 시절 류현진을 지도했던 김인식 한국야구윈워회(KB0) 규칙위원회 위원장은 4일 "직구와 변화구가 대체적으로 밋밋했다.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체중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상문 해설위원도 "현진이 같은 선수는 체중이 구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긴장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공이 높았고 몰렸다"며 "직구 최고 시속은 앞으로 조금 더 올라갈 것이다. 코너워크에 신경 쓴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 최고 시속은 한국 보다 느렸다. 그러나 직구 평균 시속에 주목해야 한다"며 "꾸준히 90~91마일(145~146㎞)을 던지더라. 한국에선 100개의 공 중 30개 정도를 전력으로 던졌지만 미국에서는 항상 전력투구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끄러운 공, 적응이 덜 됐나
두 번째 의문점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다. 류현진은 지난 2월 첫 훈련을 마친 뒤 "공인구가 많이 미끄러워 힘들다"고 했다.
미국 롤링스사가 제조한 공인구는 KBO 공인구보다 미끄럽고 실밥도 도드라지지 않아서 한국 선수들이 애를 먹는다. 김 위원장은 "(류)현진이가 여전히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구가 흔들렸고 높았다"며 "변화구 역시 밋밋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두산)도 "메이저리그 공은 미끌미끌하다. 당장 적응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점차 익숙해지면서 직구 시속이 더 나왔다.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더 빠른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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