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에 따라 실시되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일 시작됐다. 14일 실시되는 대선의 초반 판세는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이 야권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주 주지사에 최소 10% 이상 앞서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PSUV) 후보는 이날 첫 유세지역으로 차베스의 고향인 서부 바리나스주 사바네타를 택했다. 유세연설도 차베스가 유년시절을 보낸 집에서 해 차베스 후광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버스기사와 공공운수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는 외무장관과 부통령 등을 지내며 차베스를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차베스로부터 공식 후계자로 지명받았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좌파가 득세하는 남미의 정치지형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좌파 수장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마두로를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대선에서 차베스에 11% 포인트 차로 패한 뒤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카프릴레스 민주통합원탁회의(MUD) 후보는 주요 석유생산 지역인 동부 모나가스주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대선에서 ‘차베스 흠집내기’에 치중했던 그는 이번에는 전략을 바꿔 마두로의 무능력을 부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BBC방송은 “중도성향의 카프릴레스가 지난 대선에서 얻은 44%의 득표율은 차베스와 맞붙은 야권 후보들 중 역대 최고”라면서도 “아직 차베스의 그림자를 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대선 선거운동 시작 전 실시된 수 차례 여론조사에서 마두로의 지지율은 55%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며 카프릴레스에 10~20% 포인트 앞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선 패배 후 치러진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야권은 전체 23개주 중 3개주에서만 승리했다”며 “카프릴레스는 총선으로 와해된 통합 야권의 결속까지 다져야 하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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