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 중인 신분당선 건설 사업이 서울 용산을 제외한 강남~신사 구간부터 우선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난항에 빠지면서 신분당선 이용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신분당선 사업시행사는 강남~신사 구간을 우선 착공하는 내용의 실시계획인가를 이달 말까지 신청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4월 강남역에서 용산으로 이어지는 7.75㎞ 구간을 한꺼번에 착공할 계획이었다. 현재 신분당선은 분당 정자역에서 서울 강남역까지만 개통돼 있다.
국토부는 표면적으로 용산을 제외한 강남~신사 구간을 우선 착공하는 배경에 대해 주한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들고 있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 구간에 대한 설계와 세부 사업계획을 확정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강 이남인 강남~신사 구간 공사를 먼저 시작하고, 나머지 신사~용산 구간은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2016년 이후 다시 협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속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좌초할 경우 신분당선 용산 구간의 이용 수요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국토부는 2010년 4월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서 신분당선 용산~강남 구간 개통을 포함시켰다.
실제 랜드마크 빌딩의 층수를 줄이는 등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 교통량 감소로 신분당선을 포함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등을 중심으로 신분당선 강북 노선을 용산이 아닌 광화문 방면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신분당선 노선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논의하기 전에 이미 확정한 것”이라며 “현재 용산 구간의 개통시기 연기나 노선 변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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