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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면 비행요금 더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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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면 비행요금 더 내라”

입력
2013.04.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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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의 항공사 사모아 에어가 세계 최초로 승객의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책정, 뚱뚱한 사람을 차별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모아 에어는 3일부터 비행기 요금을 좌석이 아닌 승객의 체중과 짐의 무게에 따라 받기로 했다. 요금은 노선 거리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가장 짧은 노선은 1㎏당 0.57달러(637원), 가장 먼 노선은 1㎏당 최대 1.03달러(1,151원)다. 체중과 짐의 무게를 합쳐 150㎏인 승객이 가장 긴 노선인 사모아-미국령 사모아를 편도로 갈 경우 요금은 154.5달러(17만3,000원)가 된다.

바뀐 요금제에 따라 사모아 에어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짐을 포함해 자신의 몸무게를 적어내야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항공사는 승객들이 써낸 몸무게가 정확한지 공항에서 체중계로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사모아 에어는 새 요금 정책이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공중보건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크리스 랭턴 사모아 에어 대표는 “좌석당 부과하는 요금제보다 훨씬 더 공정하다”며 “어린이를 동반하는 가족은 훨씬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만단체 등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한다. 뉴질랜드 비만퇴치 단체의 대변인인 로빈 투매스 박사는 “승객들에게 비만을 그들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불공정한 행위”라며 “비만을 퇴치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설립된 사모아 에어는 사모아를 이루고 있는 2개의 큰 섬 우폴루와 사바이를 잇는 국적 항공사다. 최근 미국령 사모아와 통가 노선에 대한 운항을 개시했다. 사모아는 15세 이상 인구의 80%가 과체중인 비만국가다. 사모아 에어의 노선에 포함돼 있는 미국령 사모아와 통가도 비만국가를 선정할 때 늘 10위권 안에 든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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