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협력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다.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 위협 나흘 만인 어제 우리측 인원에 대해 개성공단으로의 입경을 금지하고 남쪽으로 귀환만 허용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어제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던 우리측 인원 484명이 발길을 되돌렸다. 입주업체들은 임시방편으로 이날 귀환 인력을 대부분 잔류시켜 조업을 했으나 북측의 입경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성공단은 2004년 12월 첫 조업을 시작한 이래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8년 넘게 한번도 폐쇄된 적이 없었다. 2009년 3월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북측 반발로 한동안 입출경이 제한되는 등의 위기를 넘겼고,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5ㆍ24 조치로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됐을 때도 예외로 남아 남북긴장을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개성공단을 폐쇄의 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 큰 경제적 손실일 뿐만 아니라 마지막 완충장치를 없애는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하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가차없이 폐쇄해버릴 수도 있다고 한 이유를 우리측에 돌리고 있다. 우리 정부당국과 언론들이'개성공단이 외화수입 원천이기 때문에 손을 대지 못한다'느니, '북한의 두 얼굴'이니 하며 자신들의 존엄을 모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 긴장고조와 대결사태는 자신들이 지난해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부터 비롯된 일이다. 더욱이 서울 핵 불바다 위협과 전쟁상태를 선언한 마당에 개성공단 폐쇄 위협 책임을 우리측에 돌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측도 개성공단과 관련해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개성공단이 연간 북측에 9,000만 달러에 가까운 외화수입을 안겨주고 북측 근로자 5만4,000여명과 가족 30만명의 생계 원천이기 때문에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며 안이하게 대처할 일이 아니다. 북측이 자신들의 존엄을 앞세워 이번처럼 막무가내로 나오면 종국에는 금강산관광처럼 문을 닫게 되는 사태로 몰리게 될 수도 있다.
개성공단도 5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금강산관광 중단사태와 마찬가지로 일단 폐쇄되면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이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결정한 합영ㆍ합작 장려 등 경제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외국자본 유치 전략에도 큰 차질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북한은 어떤 측면에서도 백해무익한 개성공단 입경 금지 조치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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