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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들 파출소 난동… 멀뚱멀뚱 당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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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들 파출소 난동… 멀뚱멀뚱 당한 경찰

입력
2013.04.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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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들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되레 멱살을 잡히는 등 수난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폭력배들이 난동을 부리는 동안 경찰은 공포탄 한 방 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사건은 지난달 17일 오전 2시49분쯤 박모(23)씨 등 동구연합 등 대구지역 4개 폭력조직 행동대원 10명이 대구 남구 대명동 속칭 안지랑골 곱창골목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선배들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등 위세를 부리다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 이모(27)씨를 목검 등으로 마구 폭행, 얼굴뼈 골절 등의 중상을 입혔다. 또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인근 식당 손님 2명에게 음료수 병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이들은 피해 달아났다가 골목길에서 갑자기 나타나 순찰차량 보닛에 뛰어 올라 "쿵쿵"하며 굴렀고 카메라로 채증을 하던 경찰관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안지랑 곱창골목의 공권력 유린 상황은 다른 곳을 살피던 순찰차가 뒤늦게 몰려 오면서 종료됐다. 경찰은 10명 중 2명을 인근 파출소로 연행했고, 이 과정은 CCTV와 순찰차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다.

조폭들의 난동은 현장에서 150m 떨어진 파출소로 연행된 뒤에도 그치지 않았다. 달아났던 조폭 중 한 명이 파출소로 쫓아와 벽돌로 출입문을 내리 찍다가 추가로 검거됐다.

대구남부경찰서는 달아난 7명의 폭력배를 추가 수사를 통해 검거, 박씨 등 모두 8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23~25세의 조폭 행동대원으로 중학교 때부터 일진회나 '짱' 출신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결손가정 출신으로 1명을 제외하고는 적게는 5범, 많게는 23범의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현장에 출동했을 때 시민을 상대로 한 폭행 상황이 종료된 뒤였고 다시 신고가 들어와 서행하며 순찰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폭력배들이 난동을 부려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한 것"이라며 "신고한 폭력배인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순찰차에 뛰어오르는 바람에 공포탄 발사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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