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꿈을 갖고 해외건설 현장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창출 세미나'에서 해외건설이 최근 심각한 취업난 해소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세미나에는 국토교통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와 대학교수, 건설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일자리창출의 성공사례로 소개됐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도로 상하수도 주택 10만호 등 분당 규모의 신도시를 지을 예정이다. 신완철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로 연간 55만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100억달러 규모의 정유 및 발전시설을 추가로 수주하면 연간 73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이 공사와 관련해 이미 지난해 중동건설 경험자(100명)와 고졸신입사원(50명)을 채용했다. 노하우와 전문성을 갖춘 50대 건설노동자에게 새 기회를 주고, 고졸사원에겐 대기업 취업의 문을 넓혀준 것이다. 앞으로 이라크 사업에 투입되는 인력 구성은 경험자와 청년신입사원(고졸, 20∼30대)의 비율을 1대9로 유지할 계획이다.
해외건설 인력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손영진 한양대 공학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해외진출 건설인력은 약 2만2,000명으로 현재 국내기업의 해외현장 투입인원의 9.3%에 불과한 만큼 2020년까지 매년 4,000여명의 신규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손 교수는 "고졸 및 전문대졸업자들은 병역 문제로 인해 현장에 오래 근무하기 어렵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건설을 3D업종으로 여기는 인식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건설현장과 동떨어진 학교 교육과정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문가들은 해외건설 현장 근로자에게 병역혜택, 소득공제 등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건설인력 관리기구를 설치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한 현장 사업이 끝나더라도 장기간 쉬지 않고 다른 현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통합인력관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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