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이 2일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말 검란(檢亂) 사태 당시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부하인 고위 검찰 간부의 비리를 야당에 제보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전 총장은 곧바로 "뚱딴지 같은 소리"라고 반박했고, 박 의원은 "이것이야 말로 뚱딴지 같은 얘기"라며 재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오전 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그런 비리를 알고 있으면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왜 우리에게 주는가"라고 물었다. 채 후보자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에 머물고 있는 한 전 총장은 이날 낮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뚱딴지 같은 소리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분이 아직 나한테 구원(舊怨)이 많은 것 같다. (박 의원에 대한 수사는) 내가 한 것도 아닌데…"라며 "본인이 처신을 잘못 한 것 같은데…"라고도 했다.
한 전 총장의 반응이 알려지자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것이야 말로 뚱딴지 같은 얘기"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장은 (사퇴하는 날) 오전에 자기 자리를 보전하려고 우리 민주당에 부하 간부의 비리 제보를 하고 그날 사퇴했다"며 "우리 민주당은 이것이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당시 간접적으로 법무부에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비리 사건이 잇달아 터져 나오는 와중에 대검 중수부 폐지 카드를 들고 나왔다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과 갈등을 빚었다. 한 전 총장은 급기야 최 전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까지 지시하면서 검찰 지휘부는 극심한 내분 사태를 빚었다.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 구체적인 제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시 정황상 최 전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내용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한편, 박 의원은 채 후보자가 강신욱 전 대법관,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함께 '강산회' 회원인 사실을 밝히며 "강산회를 이끄는 강 전 대법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봤느냐"고 지적했다. 채 후보자는 "친목모임 성격으로, 강 전 대법관은 특수2부장 시절 모신 은사 같은 분으로 지금 편찮으신 지 3∼4년 됐다"며 "(오해가 없도록) 유념해서 처신하겠다"고 답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