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밀스러운 선경(仙境)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감탄하실 겁니다.”
2일 오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안내하던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목소리는 살짝 들떠 있었다. 주 박람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더 없이 화사하게 꾸며지고 있는 박람회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말처럼 마무리 단장 중인 주 박람회장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세계 11개국의 전통정원과 테마공원, 참여공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에 즐비한 82개의 정원이 연출해 내는 이국적인 풍경은 장엄하기 그지없었다. 그 중에서도 호수정원은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했다. 최고 높이 16㎙에 달하는 크고 작은 언덕 6개와 호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영국의 찰스쟁스가 순천의 지형을 형상화한 것이다.
호수정원을 지나 프랑스정원으로 들어서자 루이 14세가 만든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에 온 듯했다. 바로크시대 건축양식을 도입해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려는 흔적이 엿보였다. 인근에 있는 중국정원은 시선을 주는 방향마다 경치가 달리 보이는 색다름이 돋보였다. 중국 닝파시가 만든 이 정원은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양산백과 축영대의 사랑 이야기를 애절하게 표현했다.
한국정원은 고풍스런 멋이 한껏 묻어났다. 창덕궁 후원에 만들어진 부용정을 본뜬 궁궐정원과 전남 담양에 있는 소쇄원을 옮겨 놓은 선비정원도 소나무와 초록빛 대나무숲, 배롱나무들이 함께 어우러져 운치를 더했다. 특히 한국정원은 숲은 그대로 두고, 주변에 정자를 적절하게 배치한 이른바 차경(借景ㆍ경치 빌리기) 형태의 자연순응적인 정원양식이 사용돼 그림 같은 풍경을 펼쳐냈다. 한국정원이 있는 박람회장 서쪽지역은 정원나무도감원과 편백휴양숲, 온실 등 자연 속의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조성돼 관람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풀 수 있도록 했다.
주제관인 국제습지센터에는 순천만 연안습지를 비롯해 세계의 다양한 습지를 기후대 별로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엔 습지 내 각종 해양생물과 연안식물들이 전시해 친환경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눈이 호강한다고 해도 좋을 만한 박람회장엔 즐길거리도 많다. 박람회 기간 박람회장과 순천 시내 곳곳에선 하루 평균 34회, 총 6,000여회의 문화예술행사가 펼쳐진다. 주 박람회장을 관람하는 데는 4시간 정도 걸리며 전체 관람시간은 8시간 소요된다.
정원박람회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여름철(6~8월)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6,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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