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인 청소년 봉사활동 시간을 체계적으로 바꿔 자발성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봉사활동 변화의 요구다. 6일부터 1년여 간 진행될 서울 송파복지센터의 청소년자원봉사학교 ‘틴틴스쿨’은 이런 바람의 선봉에 서 있다. 틴틴스쿨은 청소년들이 점수를 위해 봉사할 곳을 전전할 필요가 없다. 1년간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실시되기 때문에 봉사의 참 의미도 되새길 수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1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 자리에 모여 ‘특별한 입학식’을 열었다.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들의 봉사활동과 교육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입학생들은 활동에 참여했던 선배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
틴틴스쿨을 진두지휘 하는 사회복지사 이미현(41)씨는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봉사가 제도화되면서 아이들이 봉사는 물론이고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사는 방법 등을 잊고 있는 것 같다”며 “단발성에 그치는 봉사활동은 오히려 청소년의 정서를 해친다”고 지적했다.
틴틴스쿨은 다른 곳에선 찾아보긴 힘든 탄탄한 봉사활동 시스템 도입으로 지난해 시범 개교 이후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복지센터 내에 노인요양센터가 함께 공존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요양센터에 거주하는 치매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청소년과 매칭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학생들을 2인 1조로, 활동주기에 맞춰 토요반, 방학반, 학기반 형태로 나눠 진행했다.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대하면서 효는 물론이고 환경, 나눔 정신도 익혀 가더군요. 1년여를 함께 한 청소년들 끼리 서로 친구가 되고, 학생과 어르신 간에도 남다른 우정이 피어났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노인들에게 다가가는 건 아니다. 봉사활동 시작 전 학생들은 필수 교육을 받는다. 노인이란 무엇인가, 자원봉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기본적인 이론에서부터 휠체어 사용법, 손맛사지하기 등 실질적인 활동까지 망라한다. 이런 교육을 이수해야만 봉사활동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6개월은 지나야 어르신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나아가 사람을 대하는 법까지도 배우게 되죠. 처음엔 반강제로 나온 아이들도 점점 어르신들과 마음으로 교감하면서 진정한 봉사를 배우는 겁니다.”
학생들은 기부활동도 열심이다. 친환경EM비누를 직접 만들어 판 기금과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취약계층을 돕는 기부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하고 있어요. 학교 등에서 관계 맺기에 서툰 학생들은 또래와 노인들에게서 마음의 치유도 되고요. 봉사활동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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