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자인 채동욱(54ㆍ사법연수원 14기) 서울고검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1일, 검찰 고위간부들이 무더기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조직에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후속 인사가 기정사실화됐다.
채 후보자와 연수원 14기 동기인 노환균(56) 법무연수원장과 김진태(61) 대검 차장이 이미 사퇴했거나 사퇴를 표명한 데 이어 15기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힌 것이다.
최교일(51)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은 이날 15기 가운데 처음으로 법무부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지검장은 "새로운 총장님을 모시고 검찰이 다시 출발하는 지금이 제가 물러나기에 가장 좋은 때인 것 같다"며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최 지검장과 연수원 동기인 김홍일(57) 부산고검장, 이창세(51)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송해은(54) 사법연수원 부원장도 이날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소병철(55) 대구고검장, 길태기(55) 전 법무부 차관, 한명관(54) 서울동부지검장, 주철현(54) 대검 강력부장 등 다른 15기 간부들도 직간접적으로 법무부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연수원 15기 출신 8명 전원의 사의 표명은 인사를 앞두고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교안 장관이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인사를 구상하고 있다"며 "어수선한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르면 5일 검사장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5기 가운데 2~3명 정도만 고검장으로 남고 대부분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이미 공석인 된 고검장 5자리를 포함해 많으면 10~11자리의 검사장 자리가 공석이 돼 인사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은 모두 9자리인데, 빈 자리는 연수원 16기에서 4~5명, 17기에서 1~2명 정도 승진시켜 채울 가능성이 높다. 16기 가운데 고검장에 오르지 못한 인사가 옷을 벗을 경우 인사 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검사장 인원 축소 방침에 따라 우선적으로 부산ㆍ대구지검 1차장 및 광주ㆍ대전지검 차장검사 등 4자리를 이번 인사부터 검사장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져 6~7명 안팎이 검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연수원 19기에서 4~5명, 20기에서 2명 정도가 승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19기와 20기 주요 인사들은 이미 인사검증 동의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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