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와 전자랜드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키워드는 '골밑 vs 외곽'이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골밑과 외곽 중 어느 쪽이 센지 붙어보는 경기 될 것"이라고 시리즈를 내다봤다.
2위로 4강에 직행한 모비스는 높이가 좋다. 시즌 막판 종아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함지훈(200㎝)이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했고 외국인 듀오 로드 벤슨(207㎝), 리카르도 라틀리프(200㎝)가 듬직하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도 평균 3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34개를 기록한 전자랜드와의 제공권 싸움에서 앞섰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정규리그 때 진 경기에는 리바운드에 문제점이 있었다"며 "디앤젤로 카스토 뿐만 아니라 주태수 등 나머지 국내 선수들도 전체적으로 리바운드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랜드는 문태종(198㎝)과 리카르도 포웰(197㎝)의 쌍포가 듬직하다. '타짜'로 통하는 문태종은 승부처만 되면 거짓말처럼 득점포가 터진다. 포웰은 외국인선수 치고는 키가 작지만 기술이 뛰어나 내외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게다가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내리 3연승을 거두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올 시즌 양 팀은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다. 홈 경기에서 각각 2승1패를 거뒀고, 3라운드와 6라운드를 제외한 4경기에서 4점차 이내의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어느 한 쪽의 우위를 쉽게 점칠 수 없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유재학, 유도훈 감독의 지략 대결과 문태종(전자랜드)-문태영(모비스) 형제 대결이다. 두 감독은 지략가다. 유재학 감독은 수가 만 가지라고 해서 '만수'로 불린다. 유도훈 감독 역시 '여우'로 통한다.
유재학 감독은 "전자랜드는 상대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구사해 늘 쉽지 않은 승부였다. 그래서 이번에 재미있는 경기 될 것"이라고 했고, 유도훈 감독은 "모비스는 워낙 변화가 많아 우리 선수들이 코트에서 변화에 얼마나 중심을 바로 잡아주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문씨 형제의 대결도 볼만하다. 두 형제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둘 다 아직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해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한다.
양 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2일 모비스의 홈 구장인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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