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서 철강재 유통업체 N사를 운영하는 전모 사장은 최근 가슴을 쓸어 내렸다. 평소 거래가 많았던 거래 업체가 도산했는데, N사가 이 업체에 납품한 철강제품이 7억원이 넘는 상태였다. 다행히 전 사장은 지난해 매출채권보험을 들어 놓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매출액의 80%인 6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사업을 하다 보면 오랜 친분 때문에 무리한 외상요구를 거절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매출채권보험이 이런 상황에 따른 위험을 확실히 줄여줬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이 거래업체의 도산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어음이나 외상장부로 통상 1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대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어음 발행 업체가 도산해버리면 매출채권은 휴지조각이 된다. 종종 발생하는 중소기업 연쇄도산도 대개 한 곳의 업체에서 대금이 결제되지 않아 2~3차 하청업체까지 피해를 입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중소기업이 판매대금 회수 걱정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신보의 매출채권보험이다. 구매기업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보가 가입 기업에 매출채권액의 최대 80%까지 지급하고, 채무 불이행 기업에 대위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보험료는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매출채권액의 평균 2.1%수준이다.
도입 초기에는 대부분 부도 위험이 높은 저신용 거래처에 국한해 이 상품에 가입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외상거래에 보험을 들고 있다. 실제 신보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의 매출채권 규모는 2008년 3조9,417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6조9,32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10조원규모로 커질 것으로 신보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매출규모가 큰 기업에 보장기능을 강화키 위해 신보는 기존 20억원이던 업체당 최고 보험한도를 올해 중으로 3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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