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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악덕지주였다”…연구 결과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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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악덕지주였다”…연구 결과 밝혀져

입력
2013.04.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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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유럽이 대기근으로 신음하던 1598년 2,300㎏에 달하는 옥수수와 맥아 등을 매점매석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됐다. 통상적 이미지와 달리 셰익스피어는 매점매석과 고리대금을 일삼던 무자비한 사업가이자 악덕지주였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웨일스의 애버리스트위스대 연구팀이 5월 헤이 문학축제를 위해 준비한 연구 논문에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반의 상황에 주목했다. ‘작은 빙하기’로 불린 당시 유럽은 심한 추위와 폭우로 흉년이 이어져 식량 부족이 다반사였다. 연구팀은 당시의 법원ㆍ세무 납부 기록을 살핀 결과 셰익스피어가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의 대지주로서 15년에 걸쳐 곡물, 맥아, 보리 등을 사들인 뒤 비싼 가격에 되판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줘 부당 이득을 취했다. 이로 인해 그는 1598년 2월 매점매석과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연구팀의 제인 아처 박사는 “비평가와 학자들이 셰익스피어가 돈 때문에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의도적으로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그가 살았던 황량한 시대상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삶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근에 시달리던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그의 희곡 ‘코리올라누스’에는 식량 부족에 항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1607년 농민봉기와 일맥상통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늙은 군주가 세 딸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차별 문제를 다룬 ‘리어 왕’에도 기근 문제가 등장한다.

그가 사망한 뒤 고향의 교회는 곡물 자루를 쥔 셰익스피어 동상을 세웠으나 이후 대문호의 격에 맞는 동상으로 대체됐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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