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른 통합선거인명부 제도 도입과 부재자 투표일 변경이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서 4ㆍ24 재보선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통합선거인명부제도는 구ㆍ시ㆍ군 별로 작성했던 종이 선거인명부 대신 전국 모든 유권자의 정보를 전산화한 하나의 명부로 각종 선거를 관리하는 제도이다. 2012년 2월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도입됐다.
통합명부의 등장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부재자투표소를 방문해 신분증을 제시하면 현장에서 곧바로 투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예전엔 부재자 투표일로부터 15~20일 전에 부재자 신고서를 제출해야 투표 용지를 우편으로 받아 볼 수 있었다. 부재자 신고일을 잊어버리거나 절차가 번거롭다고 여겨서 투표를 못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과거 재보선에서는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아 유권자가 투표 용지를 미리 받아 기표한 뒤 직접 우편으로 보내는 '거소(居所) 투표'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재보선 때도 선거가 실시되는 지역마다 부재자투표소가 마련돼 아무 지역에서나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다. 가령 부산 영도에 임시로 거주 중인 서울 노원병 유권자가 부산 영도의 부재자투표소에서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구ㆍ시ㆍ군 단위로 설치됐던 부재자투표소가 읍ㆍ면ㆍ동 단위로 확대돼 이번 재보선에선 총 79곳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선거법 개정에 따라 이번 부재자투표가 선거 4,5일 전인 4월 19,20일(금ㆍ토요일)에 실시되는 것이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출근이나 등교 때문에 평일에 실시되는 재보선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던 20~40대가 토요일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투표일이 사실상 사흘로 늘어난 셈이다. 선거법 개정 전에는 부재자투표가 선거 5, 6일 전인 목ㆍ금요일에 실시돼 투표율이 높지 않았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선거 지역과 먼 곳에서 근무하는 군인ㆍ경찰 등은 예전처럼 부재자 신고 절차(4월 5~9일)를 거쳐 거소 투표를 선택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31일 "처음 도입되는 제도여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투표율이 어느 정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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