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부활절이자 휴일인 31일 오전4시50분 노원구 기독교연합회 주관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평소에도 오전6시부터 시작되는 출근길 인사부터 하루 10여 개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대선 기간에는 대규모 집회에만 참석하던 후보가 등산화까지 꺼내 신고 주민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간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였던 안 후보가 아무런 기반이 없는 노원병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초반 지지율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더욱 다급해졌다. 안 후보 측은 "초반 여론조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여당 후보가 지역에서 튼튼한 기반을 갖고 있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보궐선거에서 낮아지는 점도 안 후보 입장에서는 고민스런 대목이다. 안 후보의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는 조직의 영향력이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캠프는 조직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재보궐선거부터 확대되는 사전투표에 직장인을 포함한 젊은층이 대거 참여하기를 기대하며 투표독려 운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노원병에 야권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후보 단일화 문제도 난제로 남아 있다. 특히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한 가운데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무소속 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선거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안 후보가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거부한다고 선언한 만큼 야권 후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초반 부진이 확인되면서 후보 단일화 압박이 강해지자 안 후보 캠프도 "야권연대의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반면 새누리당은 허준영 예비후보의 초반 지지율이 예상 외로 높다는 점에 고무돼 총력 지원에 나설 태세다. 새누리당이 서울지역 당협 총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6선의 이인제 의원이 29일 노원병 지역구를 찾아 지원사격에 나섰다. '안철수 인물론'에 맞서 '새누리당 조직력'으로 대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새누리당은 노원병 보궐선거가 과도하게 부각돼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상황이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허 후보도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며 새벽5시부터 밤늦게까지 저인망식으로 지역구를 훑고 있다. 허 후보는 "대선에 나온 안 후보가 앞으로 큰 인물이 되려면 고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결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