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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센터, 엉뚱한 부서로 이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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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센터, 엉뚱한 부서로 이전… 왜?

입력
2013.03.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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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국가태풍센터를 태풍 예보와는 무관한 부서로 이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50년 만에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덮쳐 1조원 상당의 재해가 발생하는 등 지구 온난화에 따른 태풍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어처구니 없는 찬밥 대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5일 예보국에 속해 있던 국가태풍센터를 관측기반국 산하로 이전했다. 관측기반국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라디오존데 등 관측기구를 설치ㆍ유지ㆍ보수하고 예보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부서. 이 자료를 분석해 예보를 내는 업무는 예보국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제주에 설립된 국가태풍센터는 국가위성센터로부터 받은 위성사진 및 슈퍼컴퓨터 생산 자료를 분석하는 곳으로 관측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측기반국과는 동떨어져 있다. 또 태풍이 발생할 경우 태풍센터는 분석한 결과물을 관측기반국이 아닌 예보국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 이 역시 관측기반국과는 업무 연관성이 없음을 반증하고 있다.

기상청이 이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개편을 강행한 속내는 따로 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조직 개편에 따라 관측기반국이 해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업무적으로 상관없는 태풍센터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 지침에 따르면 1개의 국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각 10명 이상으로 이뤄진 4개의 과(팀)가 그 아래에 있어야 한다. 조직 개편에서 한반도기상기후팀 등이 없어지면서 관측기반국 소속 과가 3개로 줄어 국이 해체될 상황에 처하자 이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태풍센터를 억지로 집어 넣었다는 것이다.

기상청의 조직개편안을 승인한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국가태풍센터가 태풍을 관측하는 곳인 줄 알았다"며 관련 업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국가태풍센터 직원들은 드러내놓고 불만을 말하지는 못하면서도 '깍두기 취급 받는 부서에서 열정을 갖고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기상청은 "국가태풍센터에 태풍 모델 개발 등 연구개발과 관측 기능을 부여한다는 계획에 따라 관측기반국으로 이관한 것"이라며 "센터 직원들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소통이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기상학자는 "태풍 예보 정확도를 두고 해마다 논란이 이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태풍센터를 육성해도 모자랄 판에 기상청이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휘두르는 것을 보면 태풍 예측을 얼마나 소홀히 여기는지 알 수 있다"고 탄식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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