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으로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졌다지만, 그렇다고 수출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원화강세가 주춤하는데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들의 경기가 호전되면서 우리 수출도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2분기 수출전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약 5% 증가할 전망이다. 2분기 수출선행지수도 127.3으로 1분기보다 1%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126.0으로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던 수출선행지수는 올해 1분기 126.1로 다소 오른 뒤 2분기 연속 상승했다.
수출선행지수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수출단가, 가격경쟁력, 산업별 수출전망 등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종합해 수출증감 정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든 수치다. 이 지수가 2분기 연속 상승했다는 것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수출경기 회복세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수은 관계자는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과 주택가격 상승 등 경기회복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원화강세가 완화되면서 수출 가격경쟁력이 제고됐다"며 수출선행지수가 상승한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도 수출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은이 451개 기업(대기업 136개, 중소기업 315개)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수출업황 전망지수는 110으로 1분기(93)보다 크게 상승했다. 수출 규모에 대한 기대치를 나타내는 수출물량 전망지수도 117로 1분기(99)보다 크게 올랐고, 수출에 따른 순익 기대치를 나타내는 수출채산성 전망지수(106) 역시 1분기(94)보다 상승했다. 자금사정 전망지수도 1분기(93)보다 높은 100을 기록, 박근혜 정부의 기업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수은은 "원화강세가 진정되고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주요국이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고 있어 수출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수은은 수출선행지수 상승과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지속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2분기 수출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5% 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로존의 키프로스 구제금융 신청 등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과 일본의 엔저 정책에 따른 수출 가격경쟁력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수출 회복세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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