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애플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언론, 정부에 이어 소비자들까지 애플을 강하게 비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애플로선 중국이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만큼, 위기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소비자협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애플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중국 내 제품 보증기간을 다른 나라와 같게 적용하라”며 AS 방식의 개선을 강하게 촉구했다. 협회는 애플이 고장 난 제품을 수리하면서 중고부품을 쓰면 수리비도 낮춰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애플에 대한 불만에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중국 언론이다. 중국 관영방송 CCTV는 ‘세계소비자 권리의 날’인 지난 15일 품질보증 기간이 외국에 비해 짧거나 중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며 애플을 폴크스바겐과 함께 ‘올해의 나쁜 기업’으로 선정했다. CCTV 보도가 나오자 폴크스바겐은 사과와 함께 차량 38만여대를 즉시 리콜한 반면, 애플은 “우리는 탁월한 제품을 제조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한다”는 성명만 발표, 가뜩이나 들끓고 있는 중국 언론에 오히려 기름을 퍼부었다.
그러자 인민일보가 “애플이 미국이나 영국, 호주에선 보증기한 내에 고장이 나면 새 전화기로 바꿔주지만 중국 소비자에겐 차별대우한다”고 비난하는 기사와 논평을 사흘 연속 게재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중국업체로부터 특허침해 소송도 당했다.
중국 언론이 관영매체인 만큼 정부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은 최근 애플의 소비자 권리 침해 행위에 대한 감독과 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각 지역 분국에 내려 보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전방위 ‘애플 때리기’를 놓고 두 가지 해석을 내 놓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가 국내 스마트폰 업계를 활성화하고 애플의 시장영향력을 줄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아울러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지난해 10월 화웨이 등 중국기업이 미국 정보를 빼 돌릴 수 있다며 거래중단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한 것과 관련, 중국이 국가차원에서 보복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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