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들의 퇴진이 잇따르면서 증권가 'MB맨들'의 거취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가의 대표적 MB맨은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임기만료(12월29일)까지 9개월이나 남아 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으로 분류돼 있어 사실상 교체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거래소 이사장은 주총 투표를 거치기는 하지만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청와대가 임명하도록 돼 있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거래소의 방만한 경영행태가 드러난 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가조작 근절 등 증권업에 대한 개혁을 주문하고 있어 이사장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22일 있었던 거래소 주주총회에서는 임기가 끝났거나 얼마 남지 않은 이사들의 재선임ㆍ교체 안건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이 물갈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이사진 인사도 보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김 이사장은 증권 전문가이며 자리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새 정부 방향이 결정되면 추후 거래소 인사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뿐만 아니라 우주하 코스콤 사장과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도 물갈이 대상이다. 우 사장과 김 사장은 임기가 각각 내년 1월, 8월까지 이지만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전문성보다는 정권 인맥에 의해 선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자진사퇴 가능성이 높다.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몇몇 금융지주 회장 산하 증권사 수장들도 교체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강만수 KDB산은지주 회장의 사의표명 이후 계열사인 대우증권 김기범 사장이 영향권에 들었다. 또 우리금융지주 내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KB금융지주의 KB투자증권 노치용 사장 등도 지주 회장 변동에 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민간 증권사 사장들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라 어려운 시장환경 상황을 감안하면 큰 폭의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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