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몬스터(Monster)' 류현진(26ㆍLA 다저스)의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 팀의 2선발인 류현진은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에서 4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동양인 투수가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강한 인상을 남기자 현지 반응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를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삼진은 4개를 잡았고, 47개의 공 가운데 33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는 칼날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로써 7차례 시범경기를 2승2패 평균자책점 3.29로 마쳤다. 이날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3-0으로 승리했다.
최종 리허설인 만큼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괴물에게 쏠렸다. 류현진이 1회말 투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갈 때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또 2선발 류현진을 보기 위해 현지 취재진은 물론 많은 한국 언론도 몰렸다. 이에 대비해 다저스 측도 마케팅 담당과 류현진 관리, 통역을 담당하는 마틴 김(34)을 원정 경기에 동행시켰다.
마틴은 "원래 홈 경기에만 류현진의 통역을 하기로 돼있었는데 많이 높아진 위상으로 이제 원정 경기에도 모두 따라다니기로 했다"며 "팀 내에서도 류현진의 비중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 역시 "류현진이 한국에서는 최고 투수라 할지라도 이곳에 올 때 어느 정도 기대를 해야 할 지 몰랐다"며 "그러나 캠프 기간 동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관중석에는 원정 경기인 탓에 많은 다저스 팬은 없었다. 유니폼에 류현진 이름을 새긴 팬들 역시 안 보였다. 대부분의 팬들은 팀의 간판 타자인 맷 켐프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의 환상적인 투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네 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자니 백(31)씨는 이날 류현진의 피칭을 처음 보고 감탄했다. 그는 "한국 야구를 전혀 보지 않아 류현진이 어떤 투수인줄 몰랐는데 직접 보니 정말 잘 던진다"며 "특정 선수를 좋아하지 않고 다저스를 응원했지만 이제 류현진도 응원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LA 교민들 또한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류현진이 맹활약할 경우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고, 박찬호(은퇴)가 다저스에서 몸 담았을 때처럼 교민 사회 상권이 크게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SB네이션은 류현진이 올 시즌 28번 선발 등판해 175이닝을 던져 159삼진 52볼넷,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너하임(미 캘리포니아)=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