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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 産銀으로 넘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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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 産銀으로 넘어갈 듯

입력
2013.03.2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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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벌크선 1위 업체인 STX팬오션의 공개매각이 무산됐다. STX팬오션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인수될 공산이 커졌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이 STX팬오션의 인수의향서(LOI)를 이날 오후까지 접수받았지만, 단 한 곳도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초 비공개로 STX팬오션 매각을 진행해 왔던 STX그룹은 지난 12일 투명성 확보 및 조속한 매각완료를 위해 공개매각 방식으로 전환, 두 곳 이상이 LOI를 내면 공개입찰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선 신주 배정 제3자 범위를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개인 투자자 및 법인으로까지 확대했고, 6,000억원이던 3자배정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도 각각 1조원으로 증액했다. STX팬오션이라는 매물의 가치를 보다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STX팬오션이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것은 최근 해운업계, 특히 벌크선 업계의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연평균 벌크선 운임지수는 1999년 발표 시작 이후 최저수준인 918포인트를 기록, 전년도(1,549포인트)보다도 40.7%나 곤두박질쳤다. 벌크선 비중이 80%를 넘는 STX팬오션은 장기화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지난해 말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자산 규모 6조5,000억원, 부채 4조9,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덩치가 워낙 크다는 게 매각에 걸림돌이 됐다. 사실 STX팬오션은 STX조선해양과 함께 STX그룹의 양대 축이자 경기가 좋았던 2008년엔 영업이익 6,700억원에 달할 만큼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 버렸고 결국 유동성압박에 시달렸던 STX그룹은 매물로 내놓았지만, 삼성 현대차 SK CJ 등 물류사를 갖고 있는 재벌그룹들이 입질만 던져보고는 모두 철수해 버렸다.

공개 매각이 실패함에 따라, 이제 STX팬오션의 운명은 산은이 쥐게 됐다. 산은이 다시 한번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갖고 있던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처럼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산업은행도 매각이 불발될 경우 자신들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2위 업체인 대한해운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라 STX팬오션은 산은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다”며 “산은에 매각되더라도 STX그룹은 유동성 해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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