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지난해 5,3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SH공사가 손실을 기록한 것은 1989년 공사 창립 이후 처음인데다 손실 규모도 5,000억원대에 달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던 부채 감축과 임대주택 8만호 공급이 임기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의 부채감축 압박으로 한때 사의를 표했다 복귀한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임원의 연봉 20%를 감액하고, 사옥 매각을 추진하는 등 강도높은 경영구조개선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28일 SH공사가 공개한 2012년도 회계결산 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은평 알파로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설정 3,002억원 ▦용산 드림허브 관련 유상증권 손상 평가 490억원 ▦재고자산 평가손실충당금 1,011억원 등 5,3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과거 무리하게 추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부진과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택지매각 부진 및 자산 가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손실이 발생했다고 SH공사는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마곡, 문정, 은평지구의 택지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손실까지발생해 박원순 시장 임기인 내년까지 6조4,982억원을 감축하겠다는 SH공사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세빛둥둥섬 등 설립 취지와 무관한 PF사업들은 추진 상황을 분석한 뒤 단계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은평 알파로스 PF사업은 현재 진행중인 용역 결과가 5월쯤 나오는대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용산드림허브 PF사업 등은 정상화되면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특히 긴축경영을 위해 SH공사는 강남구 개포동 사옥을 매각하고, 높은 공실률 문제를 겪고 있는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로 사옥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 사옥 감정가는 1,950억원으로 이전시 700억~800억원의 부채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임원 연봉의 20% 감액, 팀장급 이상 간부의 성과급 반납과 함께 부채 감축의 핵심인 택지 매각을 위해 마케팅조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항동, 상계, 오금, 신정4 등 신규 임대주택 사업 지구는 서울시의 출자지원금과 주택 및 택지매각 수입금으로 정상 추진할 계획이며, 채무감축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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