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2ㆍ신시내티)는 가을 야구가 간절했다. 그 동안 클리블랜드에서 꾸준히 개인 성적을 올렸지만 팀 성적은 포스트시즌 진출과 거리가 멀었다. 추신수는 올해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팀 신시내티로 둥지를 옮겨 새 출발을 했다.
추신수는 1번 중견수 역할을 맡았다. 줄곧 우익수로 뛴 탓에 포지션이 낯설었지만 팀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고자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허리 통증은 추신수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16일(한국시간)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 이후 결장하다 24일 텍사스전에 돌아왔지만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은 추신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힘을 실어줬다. 팬들 역시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추신수가 28일 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소개되자 팬들은 연신 ‘추(CHOO)’를 외쳤다. 팀에 합류한지 6주 밖에 안 된 선수에게 아낌 없는 응원을 보낸 것이다. 그만큼 감독이나 팬들은 추신수를 월드시리즈 우승의 ‘중심 추’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추신수는 0-1로 뒤진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에딘슨 볼케스의 3구째 직구를 밀어 쳐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베이커 감독은 그라운드를 밟고 돌아오는 추신수를 힘껏 끌어안았다. 팬들 또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추신수의 동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신시내티는 7-3으로 역전승했다.
지난 13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15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추신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클럽하우스에 갔다. 곧장 허리 부위 치료를 받고, 샤워까지 마친 그는 상기될 법했지만 차분했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런과 안타 1개씩을 쳤지만 중요한 것은 좋은 공을 쳤느냐,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갔느냐를 좀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신시내티에서 6주 정도 같이 있었지만 매우 편안하고 굉장히 오래 전부터 같이 있었던 느낌이라 트레이드 된 다음 처음 플레이 하는 팀이란 생각이 안 든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전 소속팀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클리블랜드는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이 없어 이기기를 바라는 스타일이었다”며 “그러나 여기는 선수 개개인이 ‘이기겠다, 이길 수 있다’는 마음 가짐을 갖고 있다. 그런 자신감이 뭉쳐지니 강한 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몸 상태에 대해 “허리 통증은 17일에만 좀 심하게 아팠다. 다음날부터 정상적으로 모든 훈련을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야구하는 데 크게 지장이 없었다”면서 “허리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조심했고, 더 부상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출전을 안 했다. 복귀한 이후에는 시즌에 맞춰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옮겨 류현진이 버티는 LA 다저스와 7월26∼29일(다저스타디움), 9월 7∼9일(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 코리안 빅리거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는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잘 할 것”이라고 낙관한 뒤 “현진이와 맞대결을 한다면 의식하지 않고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데 집중하겠다. 류현진은 다저스 선수 중 한 명의 투수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를 상대할 때도 그랬다. 경기에서 상대를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2일 LA 에인절스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다. 굿이어(미
애리조나)=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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