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사의 표명을 계기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일부 공공기관장의 후임 인선을 발표하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청와대와 정부는 전문성과 새 정부 국정철학 공유 여부를 기준으로 공공기관 수장들에 대한 현황 파악과 적합성 여부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이달 초부터 경영평가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해당 수석실별로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의 적합도를 따져보는 등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슬슬 후임 발표가 이뤄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성이 있다면 유임 의견을 내겠지만 이전 정부의 코드에 맞춘 낙하산 인사일 경우 교체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새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건호 사장의 사의 표명도 이 같은 '국정철학 공유' 기준과 맞물려 있다는 게 전반적인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차례 연임하면서 4대강 사업을 적극 추진한 김 사장이 이 사업에 비판적인 박근혜정부와 함께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다른 분야에서도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맞게 새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는 기류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공공기관장들의 인선 착수 시점에 대해 청와대 측은 "주요 인선은 공정거래위원장과 차관 인사 2명 정도만 남았으니 공공기관장 인선도 바로바로 해야 한다"며 "내주부터는 인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임기는 대부분 3년이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로 임명하기 껄끄러울 경우 대체로 1년을 연임하는 '3+1'"이라며 "정치권에선 '3+1'을 새 사람이 오면 알아서 물러나주라는 뜻이라고 한다"고 현 공공기관장들의 자진 사퇴 필요성을 거론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인선방향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전문성을 중시해온 만큼 내부 인사 승진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문성이 뛰어난 최적의 인물이라면 외부 인사라고 해도 낙하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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