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견대회에 올해 처음 출전한 진돗개가 예선에서 2위 했습니다. 200여 품종 가운데 특유의 영특함과 기품을 뽐내 현지에서 인기 짱이었죠."
120년 전통의 세계 최대 명견대회'크러프츠 2013'이 7~10일 영국 버밍엄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렸다. 21년째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스포츠마케팅 담당 김지경(32)씨는 현지 지원업무를 총괄했다.
진돗개가 까다롭기로 이름난 영국 견종협회 정식 품종으로 등록된 건 2005년. 삼성전자는 크러프츠를 후원하며 진돗개의 품종 등록을 돕는 등 지속적으로 해외에 알려왔다. 2000년대 초 전남 진도군이 영국 브리더(전문 번식가)들에게 진돗개를 기증해 현지에 60마리가 있다. 김씨는 2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협회에 등록되는 것도 어렵고, 등록되더라도 대회 출전 자격을 얻으려면 20년 정도 걸린다"며 "하지만 진돗개는 워낙 스마트한데다, 올해 해외 수입종 부문이 신설되면서 8년 만에 대회에 나가 예선 2위라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후원은 진돗개의 첫 출전 성사뿐 아니라 현지 유기견들에게도 실질적 도움을 줬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 동안 삼성 제품 및 기술 소개와 대회 후원에 그쳤다면 이번엔 유기견 관리 응용소프트웨어(앱)를 개발하고 참가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유기견 단체에 기부하는 행사도 펼쳤습니다." 앱 실행 후 유기견 4종 가운데 1마리를 선택하고, 이름을 지어주고, 급여·목욕·산책 등 관리를 시켜주면 1파운드가 적립되며, 이를 현지 유기견 단체에 기부하도록 한 것이다. 목표금액 2만파운드(약 3,300만원)는 금세 채워졌다. "앱상의 유기견 관리는 실제 유기견 단체가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적용했습니다. 2만 파운드는 유기견 센터 내 2,000마리의 건강검진에 사용될 겁니다."
앱 이외에도 견주와 애견 사진을 찍고 바로 엽서로 보내주거나, 전시부스에서 개들도 볼 수 있는 3D 맞춤영상까지 상영, 사람과 개들이 나란히 앉아 시청하는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씨는 "이번 대회에 14만명이 방문했을 만큼 영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했다"며 "애견과 IT기술의 접목효과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라고 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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