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초상화 ‘꿈’이 1억5,500만달러(약 1,720억원)에 판매됐다. 미국 내 단일 예술품 거래 사상 최고가이자 피카소 작품 거래에서도 최고가다. 작품을 판 이는 카지노 재벌 스티브 윈(71)이고 미국 헤지펀드계의 거물 스티브 코헨(57)이 사들였다.
미술품 수집광인 코헨이 ‘꿈’을 손에 넣는 데는 7년여가 걸렸다. 1997년 4,800만달러에 ‘꿈’을 산 윈이 2006년 매각을 위해 작품을 공개하던 도중 팔꿈치로 건드려 15㎝ 정도를 찢으면서 코헨과의 첫 거래가 무산됐다. 코헨은 당시 1억3,900만달러에 매입 의사를 밝혔었다. 작품은 이후 9만달러를 들여 육안으로는 훼손 부위를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원됐다.
‘꿈’은 피카소가 1932년 젊은 연인이었던 마리 테레즈 발테르의 22세 때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의자에 앉아있는 여인의 얼굴과 팔, 가슴을 평면으로 분할하고 재구성해 피카소의 대표적인 입체주의 작품으로 꼽힌다. 종전 피카소 작품 중 최고가는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한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1932년)으로 2010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650만달러에 팔렸다.
이번 판매는 역대 미술품 중 두번째로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SAC캐피털 회장인 코헨은 윌렘 데 쿠닝의 ‘여인Ⅲ’(1억3, 500만달러), 재스퍼 존스의 ‘깃발’(1억1,000만달러) 등 총 92억달러 상당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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