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입지선정 문제로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온 경기 하남시 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 열병합발전소 건립 부지(본보 2월25일자 14면)가 풍산동 113-9번지 일대로 최종 결정됐다. 하지만 서울 강동구와 1㎞도 떨어져 있지 않고 첫 입주 후 9개월이 지나서야 난방과 온수 공급이 돼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LH 하남사업본부는 27일 미사지구 열병합발전소 부지를 풍산동 113의19 일원(황산 주변) 3만9,600㎡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곳은 당초 계획한 풍산동 354의1 부지와 800m, 풍산동 주거지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서 각각 1㎞ 정도 떨어진 곳이다.
LH는 “황산사거리에서 열원시설이 보이지 않도록 고층 업무시설 등을 배치하고 강동구와 입주예정 아파트 사이에는 자족시설 등 경관커튼을 만드는 한편 남북방향으로 폭 36m의 도로를 설치해 해당 부지를 분리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H측은 열병합발전소가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친환경 시설로 건축할 계획이다. 주 연료를 LNG로 사용해 질소화합물 배출농도를 5ppm 이하(기준치 20ppm 이하)로 줄이는 한편 축열조를 개선하고 아침과 강추위 때 가동을 억제해 백연(수증기) 현상을 줄이기로 했다. 또 연돌(굴뚝)은 도시 미관을 고려해 설계하고 건물도 오피스 형태로 개선하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열병합발전소 건립 부지는 선정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통한 난방열과 온수 공급이 미사지구 최초 입주시기(2014년 6월)를 넘겨 2015년 3월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ㆍ허가 절차와 시설공사 등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다면 2015년 12월에나 가동할 수 있다. 열원사업자인 하남에너지서비스는 인ㆍ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2015년 3월까지 보일러(PLB) 시설을 완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첫 입주자들은 9개월 동안 난방열과 온수를 정상적으로 공급 받을 수 없어 반발이 예상된다.
열병합발전소 부지와 인접해 있는 강동구 주민들의 반발도 또 다른 암초다. 선정 부지는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서 1㎞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강동구청은 “LH는 발전소 부지가 강동구와 1㎞ 떨어져 있다고 하지만 LH측이 밝힌 1㎞ 사이에는 고덕강일 3지구 부지가 자리하고 있어 실제는 이보다 훨씬 가깝다”며 “이곳은 2017년 약 1만 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제5차 보금자리 주택 예정지인데도 LH는 이를 알면서도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동구 주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강동구의 한 주민은 “하남시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불똥이 왜 강동구에 튀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이번 부지 결정으로 그 동안의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상생의 협력을 기대한다”며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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