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6일 4ㆍ24 재보선 공직자후보추천위 회의를 열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는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공천했다. 이에 따라 이곳은 새누리당 허준영, 진보정의당 김지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 3파전으로 압축됐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ㆍ청양에는 각각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공천했다.
공심위 대변인인 김도읍 의원은 허 전 청장의 공천 배경에 대해 "전문성과 당 기여도, 당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지역 현안인 창동 차량 기지 이전 문제 등도 잘 해결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노원병 보선의 최대 관심사는 안 전 교수의 여의도 입성 여부다. 현재로선 안 전 교수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권에선 허 전 청장이 지난 선거에 낙선한 동정 여론이 있는 데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후보의 출마로 인해 야권표 분산이 불가피한 부분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허 전 청장은 지난해 4ㆍ11 총선에서 39.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초 새누리당에선 '안철수 대항마'로 거물급 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후보감이 마땅치 않은 데다 18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서 당선된 홍정욱 전 의원도 출마를 꺼려하면서 '허준영 카드'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과 충남의 대표적 정치인인 김 전 원내대표와 이 전 지사가 새누리당 공천을 확정지음으로써 이들의 여의도 입성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김 전 원내대표의 대항마로 민주통합당은 김비오 지역위원장이 나선 상태지만 바닥 판세를 볼 때 힘에 부친다는 전망이 많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의 총력 지원을 바라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가 여의도에 복귀할 경우 5선 의원이 된다.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캠프를 총괄하는 등 대선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인 그가 여의도 복귀 시 당내 구심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부여ㆍ청양에선 무려 9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완구 전 지사로 무난히 교통정리가 됐다. 민주당의 경우 황인석 전 농어촌공사 지사장이 맞상대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야권에서도 새누리당의 강세를 인정하고 있다. 당초 공심위에선 이 전 지사의 건강 문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한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전 지사는 2009년 이명박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하며 지사직에서 사퇴한 뒤 현정부 출범을 앞두고 총리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3선이 돼 여권 내 충청권에서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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