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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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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는 위험"

입력
2013.03.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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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연일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내심 현재 준비중인 경기 부양책 발표에 맞춰 한은이 지원사격(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주길 바라고 있지만 이와 반대되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김 총재의 발언에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여전히 금리인하에 베팅 중이다.

김 총재는 26일 비은행 금융협회장 협의회에서 "해외 회의에서 만나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요즘 (저금리 기조로) 우리가 모르는 사이 경제에 취약한 부분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얘길 한다"며 "이는 여기 온 참석자들을 위해 전하는 얘기"라고 언급했다. 저금리로 풀린 유동성이 언젠가 버블로 돌아올 수 있으니,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위험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김 총재는 앞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주 간담회에서 "이자율이 너무 낮으니 버블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문제점을 처리하는 것도 중앙은행의 책무"(22일)라든지 "(섣부른 금리인하로) 한 나라 경제를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20일) 등이다.

이는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시장에 보낸 신호와는 사뭇 거리가 있다. 현 부총리는 13일 청문회와 지난주 취임 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지만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 패키지에는 금융부문도 포함된다"고 거듭 밝혔다. 정부가 한은에 계속 협조 사인을 보내고 있지만 중앙은행은 고개를 가로젓는 모양새다.

엇갈린 신호에도 시장은 금리인하를 굳게 믿는 눈치다.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채권금리는 최근 며칠간 김 총재의 발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반면, 현 부총리의 발언 직후 미세하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김 총재의 또 다른 소신인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취임 후 여러 차례 "재정과 금융정책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채권딜러는 "요즘 시장은 김 총재의 발언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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