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4ㆍ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를 감안해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데 대해 안 전 교수 측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안 전 교수 측은 당장의 득표력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새 정치'를 내세운 입장에서 민주당과 연대하는 모양새는 그리 달갑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안 전 교수 측 김성식 전 의원은 26일 한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과 관련해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선거에) 좀 수월해진 측면도 있으나 동시에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은 정치가 혁신하기를 바라고 있다. 단순히 후보 단일화만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며 "저희가 선거에 임하는 기본자세는 변함이 없다. 새 정치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도 "안 전 교수의 지지자 중에는 야권 성향 지지자와 함께 여권 성향 지지자도 있다"며 "야권 지지자 입장에선 반가울 수 있는 일이지만 여권 지지자 입장에선 상당히 경계하는 점들이 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무공천 결정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범주류 측 당권주자들은 노골적으로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이용섭 의원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당 대표가 되면) 선거를 앞두고 연대나 단일화에 연연하는 허약한 체제에서 벗어나 민주당 간판으로 각종 선거에서 당당히 이기는 강한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도 "당의 기초가 허물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전제한 뒤 "중국의 등소평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을 내세웠듯이, 이번 결정을 민주당이든 안철수 전 교수든 여당만 이기면 된다는 의미로 민묘안묘론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비꼬았다.
여기에 비주류 측 김영환 의원도 한 라디오에서 "엄격하게 보면 후보를 안 낸 것이 아니라 못 낸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의 굴욕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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