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이 기사를 100자로 요약해줬으면…’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가 26일 수백억원에 사들인 모바일 뉴스편집 애플리케이션(앱) ‘섬리(Summly)’는 한 영국 청소년의 이런 생각에서 탄생됐다. 섬리는 뉴스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스크린 안에 전부 들어갈 수 있도록 자동적으로 축약해 한눈에 뉴스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뉴스를 모두 읽기 위해 따로 화면을 이동시키지 않아도 된다. 업계에서는 섬리의 인수가격이 3,000만달러(33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섬리로 세계 최연소 정보기술(IT) 억만장자가 된 닉 댈로이시오(18)는 1995년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변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호주에서 태어났다. 6세 때 대학의 천문학 전공서적을 읽을 정도로 명석했다. 따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9세 때 독학으로 구형 애플컴퓨터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사용법을 터득했다. 3년 후 런던으로 이주한 댈로이시오는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소프트웨어 영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섬리 창업 아이디어는 역사시험 공부를 하던 중 나왔다. 검색사이트 구글로 수많은 뉴스와 자료를 검색하던 중 빠른 시간 내에 요약된 뉴스를 읽을 수 있다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한 게 계기가 됐다.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11월 선보인 섬리는 할리우드 영화배우 애슈턴 커처, 소셜게임업체 징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핀커스, 홍콩 재벌 리카싱(李嘉誠) 청콩(長江)그룹 회장 등이 투자해 화제를 불렀다. 지난해에는 애플 앱스토어 선정 ‘2012년 최고의 앱’으로 뽑혔다. 현재까지 다운로드 수가 무려 100만건이 넘는다.
댈로이시오는 26일 영국 일간 이브닝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야후에 매각돼) 돈을 벌어 꿈만 같다”며 “돈이 들어오면 나이키 운동화와 새 컴퓨터를 장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킹스 칼리지 스쿨(대학 예비학교) 교사들의 지원을 받아 집에서 학업을 하고 있는 댈로이시오는 곧 야후 영국법인에 최연소로 정식 입사할 예정이다. 그는 크리켓과 럭비를 좋아하고 프랑스어와 라틴어, 수학 등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애덤 케이언 야후 수석부사장은 “댈로이시오는 모바일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세대를 대변한다”고 평가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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