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건설업자 윤모(52)씨의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 접대 증거로 알려진 2분여 분량의 동영상에 대해 "얼굴 형태 윤곽선이 유사하게 관찰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 결과를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하지만 국과수는 " 저해상도여서 동일성 여부를 논단(판단)하기 곤란하고 원본 영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함께 분석을 의뢰한 성문분석과 관련, "음악소리 및 주변 잡음으로 녹음 상태가 매우 불량해 성문에 의한 비교시험을 하기 곤란하다"고 통보해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은 사실상 감정 불능이고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사업가 A씨로부터 확보한 동영상은 원래 촬영된 원본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다시 촬영한 것이다. 이 동영상에는 남성이 노래방 시설이 있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다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들어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동영상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다시 찍은 것은 화면이 뿌옇게 보이는 '블러링(blurring)' 현상 때문에 감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국과수 결과는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맞다'거나 '아니다'는 분석이 아닌 것으로 본다"며 "추가 증거를 다각적으로 확보하기 전에는 판단하지 않겠으며 동영상 촬영자와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증언 등 성 접대 여부를 밝히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고 말했다.
성 접대 의혹으로 최근 사임한 김학의 전 법무차관 측은 "문제의 별장이 어디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동영상 인물과도 전혀 관계가 없다. 경찰이 하루빨리 문제의 윤씨를 조사해 사건 전모를 밝히라"며 성 접대 관련성을 부인했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이날 경찰청을 거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국과수에 찾아가 수사자료인 동영상 분석 결과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확인해 '수사 개입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는 동영상 감정 결과 확인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적법한 활동"이라고 해명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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