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 가격이 뚝뚝 떨어지면서, 일반 자동차와 크게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차는 더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갈 전망이다.
25일 한국자동차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모두 3만6,603대가 팔리면서 전체 승용차 판매대수의 3%에 바짝 다가섰다.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년(1만9,371대)에 비하면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 경기 침체로 지난해 자동차 업계가 판매에 고전한 것에 비하면 명실상부한 주류로 볼 수 있을 정도다.
현재 국내 시판중인 하이브리드차는 현대 쏘나타와 아반떼 등 국산 4종과 도요타 프리우스 등 수입차까지 더해 모두 10여종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의 연료 효율은 동급 일반 차량보다 최고 2배 정도 우수하다.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착해진' 가격. 친환경 자동차에 주어지는 취득세 등록세 면제 혜택을 감안하더라도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1,000만원 가량 비쌌는데, 최근엔 가격차가 800만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2011년 6월 처음 출시된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본 모델의 경우 당시 2,975만원이던 게 3월 현재 100만원 내린 2,875만원 판매되고 있다. 같은 기간 쏘나타 가솔린 모델은 2,002만원에서 40만원 올랐다.
또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나타내는 최저가 하이브리드-최고가 가솔린 모델의 가격차도 쏘나타 모델의 경우 2011년6월 177만원에서 올 3월 현재 90만원으로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5년마다 배터리 교체 등의 오해가 없어지면서 판매가 증가한 만큼 생산이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가격 인하 요인이 추가로 생기는 만큼 가격차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하이브리드의 공세는 더 거세다.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70%를 석권하고 있는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작년 2월 3,770만원에서 두 차례 가격이 인하를 통해 현재 2,880만원에 팔리고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도 작년 9월 4,260만원에서 현재 4,060만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에서 제작돼 수입되는 혼다의 CR-Z와 시빅은 출시 당시와 큰 가격 차이가 없다.
'강남 쏘나타'로 불릴 정도로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렉서스 ES350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오히려 더 싸다. 거의 똑같은 외모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는 가솔린을 쓰는 ES350보다 가격이 100만원 저렴하다. 썬루프를 없애고 휠 사이즈를 줄인 전략형 모델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10대 중 1대가 팔릴까 말까 하던 하이브리드차가 최근엔 3대 중 1대 꼴일 정도로 인기 있다"고 전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더욱 가속화 할 전망.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가 작년보다 20%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업계의 예상(100만대)을 깨고 154만대나 팔린데다 친환경차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95%로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는 관련 인프라 부족, 비싼 가격 탓에 대중화 되기엔 길이 멀다"며 "친환경차량은 당분간 하이브리드가 대세"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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