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와 상주시가 적자투성이 승마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먹구구식 사업추진으로 개장 몇 년이 되도록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는 옥성면 옥관리 9만여㎡ 부지에 82억 5,000만원을 들여 지난 2011년 9월 1일 개장했다. 구미시설공단이 운영 중인 승마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클럽하우스와 실내·외 마장 등 운동시설, 마사, 기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반값 할인 등 공격적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2012년 매출은 2억5,264만원(이용객 1만 8,219명)으로 3억 7,900여 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운영비는 지난해보다 3,000만원 가량 느는 반면 수입은 제자리걸음일 것으로 보여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승마인구가 예상만큼 늘지 않은데다 도심에서 30~40㎞나 돼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 연계관광 인프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과 25㎞ 거리에 상주국제승마장이 있는 것도 악재다.
박세철 구미시설공단 팀장은 "개장 초기 하루 이용객이 35명에서 최근에는 60명으로 늘고 있어 2, 3년 후 정상괘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 승마장은 2006년부터 협상이 시작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FTA확대에 대비, 농촌경제 활성화와 승마저변확대를 위해 정부가 추진한 생활승마장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영천시 운주산 승마휴양림에 이어 구미시를 선정했고, 운영상황을 보고 경북 북부권에 공모 형식을 빌어 추가 조성을 검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미승마장 건설이 확정된 상태에서 상주시가 뒤늦게 국제승마장을 조성해 시설과잉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인구 10여 만 명에 불과한 상주시의 국제승마장 운영난은 심각한 상태다. 2008년 초 갑자기 세계대학생승마대회를 유치하면서 구체적인 사후활용계획도 없이 승마장을 조성한 때문이다.
상주국제승마장은 215억원을 들여 사벌면 경천대 일대 17만7,122㎡ 부지에 주경기장과 실내마장 등 경기시설을 갖추고 2010년 국제대회를 치른 뒤 2011년 3월 6일 정식으로 개장했다.
하지만 경영은 우려대로 최악이다. 개장 첫해 3억6,7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해는 2억9,500여만원으로 되레 줄었다. 순수 운영비에다 승마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인건비까지 따지면 적자 규모는 연간 1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매출이 준 데 대해 상주시 관계자는 "각종 대회 개최에 따른 일반 승마인 이용이 제한됐고, 초중고교의 토요 전면 휴무제 시행으로 승마체험 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도 상주 승마장 운영예산은 공무원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7억 4,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수입은 지난해보다 2억원 이상 많은 5억원으로 잡아 놓았으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글ㆍ사진= 남기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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