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리즈'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프로농구 '봄의 잔치'가 흥미로운 대결로 이뤄졌다. 정규리그 2위 팀인 모비스만 제외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나머지 5개 팀이 모두 수도권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다. 잠실학생체육관을 홈으로 쓰는 1위 SK부터 3위 전자랜드(인천), 4위 KGC(안양), 5위 오리온스(고양), 6위 삼성(잠실실내체육관)까지 '수도권 잔치'다. 이른바 '지하철 시리즈'가 성사된 셈이다. 지난 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치러진 역대 플레이오프 중에서 가장 많은 수도권 팀들의 경합 무대다. 탈락한 7위 이하의 4개 팀들은 모두 수도권에서 원거리 지역이다.
KBL(한국농구연맹)과 각 구단은 살짝 미소를 짓고 있다. 거센 승부 조작 후폭풍에 시달리며 자정 결의까지 했던 구단들은 한 때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흥행 요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근교의 농구팬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농구장을 찾아 즐길 수 있게 됐다. 안양과 고양을 오가고 있는 KGC와 오리온스 팬들은 지하철 4호선과 1호선을 환승하면 1시간 내에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또 다른 6강 대진 장소인 인천과 서울도 1호선과 국철을 이용해 접근이 용이하다.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도 이동 거리가 가깝다 보니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전통적으로 '지하철 시리즈'가 최고의 흥행 키워드다. 서울 팀이 무려 3개 팀(LG 두산 넥센)이고 SK는 인천, 10구단 KT는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원조는 미국 뉴욕에 연고를 가졌던 뉴욕 양키스와 뉴욕 자이언츠, 브루클린 다저스 등 3팀 간 대결이었다.
KBL 관계자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수도권 팀들이 대거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농구팬들에게 조금이나마 팬 서비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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