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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었다고 국가브랜드위 없애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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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었다고 국가브랜드위 없애서야… ”

입력
2013.03.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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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내놓았던 한국의 국가이미지 순위는 해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비슷한 조사보다 그 순위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조사 항목이 다른 이유도 있지만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개발한 지수가 국내 홍보용이라는 느낌이 적잖게 듭니다."

언론홍보학 전문가인 유재웅(55) 을지대 교수는 24일 "유럽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남북한을 구별도 못하는데 쏟아지는 한류 보도를 보면서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제 한국을 알 거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공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김대중 정부서 청와대 국정홍보국장, 문화부 홍보기획국장을, 노무현 정부에서 해외홍보원장 등을 지내며 20여년 정책·국가이미지 홍보 업무를 해온 유 교수가 최근 라는 책을 냈다. 2008년 책의 개정판이지만 내용을 3분의 2나 고쳐 써 이름만 같지 다른 책이나 마찬가지다.

유 교수는 "광고홍보학계에서는 산업화시대, 정보화시대 다음을 이미지시대로 본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이미지를 국가 차원의 과제로 삼은 건 매우 잘 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것을 "한국의 미래를 위한 필요보다 정권 치적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 그는 "그래서 국가이미지 청사진이 급조됐고 성과도 실적관리 식의 구태의연한 행정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국가브랜위가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개발해 최근 3년 동안 매년 발표한 국가브랜드 지수의 한국 이미지 순위는 2011년 기준 세계 19위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안홀트-GfK 로퍼 국가브랜드 지수에서는 27위에 그친다. 조사 문항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물론 불가능하다. "홍보성 조사"라는 의심을 사는 건 "국가브랜드위도 삼성연구소도 가중치 등 세부적인 조사내용의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모처럼 만들어진 국가이미지 홍보의 사령탑 같은 국가브랜드위가 정부가 바뀌면서 없어진 것이다. 그는 "브랜드위처럼 숲을 보는 곳 없이 정부 부처들이 각개약진해서는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연구와 정책을 총괄해 맡아야겠지만 다른 부처와 협조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대통령 자문위원회 형태로 전체 그림을 그리는 상위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 변화에 상관 없이 국가브랜드 관리 업무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해갈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국가이미지 진흥에 관한 법률'이라도 있으면 대통령 직속 기구 없이 문화부에서 해나가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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