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법무부 차관을 취임 엿새 만에 낙마시킨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성 접대 의혹 사건에 동원됐다는 여성들의 진술이 추가로 나왔다. 다른 전현직 공직자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파문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2일 윤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성 접대를 했다는 여성 2~3명의 진술을 참고인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가장 먼저 소환조사를 받은 C씨를 포함, 현재까지 성 접대 관련 진술을 한 여성은 최소 3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윤씨의 별장에서 유력 인사를 접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여성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어 성 접대에 동원된 여성은 더 나올 수 있다.
윤씨가 거의 주말마다 각계 유력 인사들을 초대해 별장에서 파티를 벌인 시기는 2009~2011년으로 추정된다. "윤씨의 별장 주변에는 지난해 말에도 '높은 분'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외제차가 즐비했다"는 등 지역 주민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별장을 방문했던 이들 중에는 부부 동반 혹은 가족들이 같이 다녀왔다는 경우도 있었다. 윤씨가 다양한 목적과 루트로 별장을 이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윤씨의 성 접대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들은 김 전 차관 외에도 전 국회의원, 전직 국장급 공무원, 현직 경찰 고위간부를 비롯한 전ㆍ현직 경찰, 대학병원장, 시중은행 지점장, 지방언론사 관계자 등 10여 명에 이른다. 당초 의혹이 제기됐을 때 성 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은 10여명,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은 대부분 강원도와 지역적으로 관련이 있는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경찰은 우선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연루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씨와 개인적 관계가 있었던 여성 사업가 K씨가 제출한 윤씨 별장에서의 성 접대 동영상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동영상의 화질이 떨어져 등장인물의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동영상 사진 및 성문(聲紋ㆍ목소리 지문) 분석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에 나오는 장소 확인을 위해 전날 원주의 윤씨 별장 조사를 시도했다 실패한 경찰은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특히 경찰은 윤씨 별장 모임 참가자들이 마약류를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윤씨가 지난해 11월 K씨에 의해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 당했을 때 그의 차에서 마약류 의약품인 로라제팜 알약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의사 처방 없이는 구입할 수 없는 이 약을 윤씨에게 공급한 인물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