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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얼굴의 눈, 마음의 눈… 아이들에게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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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얼굴의 눈, 마음의 눈… 아이들에게 꿈을"

입력
2013.03.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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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려서 지난해 말에 창비가 낸 그림책 이 26일 올해 50돌을 맞은 세계 최대 어린이책 전시회인 이탈리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 픽션 부문 대상을 받는다. 그는 2년 전 역시 창비에서 낸 그림책 으로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도 수상했다. 세계에서 출간된 어린이책 중 창작성과 교육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책에 수여하는 라가치상은 '아동출판계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흐미엘레프스카는 볼로냐도서전에서 그림 원고를 들고 책으로 내줄 출판사들 찾아다니다 한국의 그림책 기획자 눈에 띄어 한국에서 2004년 자신의 첫 그림책을 내며 정식 작가로 데뷔했다. 그리고 채 10년이 안 되는 사이 그는 세계가 공인하는 유명 작가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초등 1학년 교과서에 글자와 연관된 사물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한 그의 그림책 의 그림 일부가 실려있기도 하다.

그를 발탁한 사람은 번역가이자 그림책 기획자 이지원씨. 폴란드가 주빈국이던 2003년 볼로냐 도서전에서 그의 그림을 보고 반해 국내 출판사에 소개했고 이듬해 논장에서 을 내도록 주선했다. 이씨는 번역은 물론 폴란드에 머물고 있는 작가를 대신해 출판사 선정, 교정, 인쇄소 후반작업 등의 전 과정을 맡아 함께 일하고 있다. 이씨는 "장애, 사회, 정의에 관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연령별로 다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결말을 열어놓은 세련된 화법은 흐미엘레프스카만의 성취"라고 말했다.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은 감수성과 철학적 깊이가 돋보여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들을 끌어들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라가치상 심사위원들은 에 대해 "이 책은 용기 있는 실험과 성찰로 구축된, 세련된 우아함을 지닌 매우 참신한 작품"이라며 "진정한 인간다움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는 희망적인 책"이라고 평가했다.

두 개의 구멍이 뚫린 장면이 반복해 나오는 은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 구멍을 통해 많은 다른 세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책은 전반부에서 눈은 소중한 선물이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꽃과 같고, 세상이라는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열쇠라고 설명한다. 그뿐 아니라 볼 수 없다고 삶의 축복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며, 그들도 듣고, 만지고, 느끼며, 일을 하고 사랑을 한다는 사실도 일깨운다. 작가는 그동안 그림 위주로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 책에서 글도 직접 썼다. 한편의 시처럼 짧고 인상적인 문장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흐미엘레프스카의 이번 수상은 본격적인 그림책 출판 역사가 20년에 불과한 한국 출판의 역량을 세계에 다시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 그림책은 2004년부터 거의 2, 3년에 한 번 꼴로 볼로냐도서전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해왔다. 올해 볼로냐도서전에서는 이밖에도 썸북스의 이 오페라 프리마(신인상) 부문 우수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웅진씽크빅은 신설된 '올해 최고의 아동출판사상' 아시아 지역 후보에 올라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77인에도 한국 작가가 6명이 선정됐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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