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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사진 보내 달라" 인권운동가의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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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사진 보내 달라" 인권운동가의 성희롱

입력
2013.03.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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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낸 인권운동가 고은태(50) 중부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20대 여성을 성희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은 21일 새벽 20대 여성(@toxic****)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고은태 이야기 좀 해볼까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여성은 "특정 부위 벗은 사진 보내달라고 그래도 되는 건가요? 인권이란 말, 당신 입에서 나오는 거 역겨워요"라며 고 교수의 성희롱 추태를 지적했다.

이 여성이 트위터에 올린 트윗 20여건을 종합하면 인권에 관심이 많은 그와 고 교수는 강연 등을 통해 친해졌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불쾌하다는 표현을 했음에도 카톡을 통한 고 교수의 성희롱이 계속 되자 본인의 트위터에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이 여성은 "딸만한 나이의 여자아이에게 유부남이 'DS 관계'(Domination-Submissionㆍ주인과 노예 구실을 하는 변태 행위) 맺자 하며 나체사진을 보내라는 게 인권 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입니까"라며 "고은태, 옳은 소리 그렇게 많이 하시는데 젊은 여자한테는 그러지 않으신가 보네요"라고 유명 인권운동가의 두 얼굴을 꼬집었다.

파문이 일자 고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카톡 대화를 통해 상처를 입힌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사과한다"고 성희롱 사실을 인정한 뒤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부도덕한 처신에 대해 반성하겠다"고 했다.

인권 현안마다 진보적인 견해를 내놨던 고 교수가 성희롱 파문에 휩싸이자 네티즌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트위터 아이디 'girl***'를 쓰는 누리꾼은 "농담과 성희롱의 선도 구분하지 못하고,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라도 '나체 사진을 보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salom*****)은 "깨어있는 척하는 지식인들의 위선적 작태가 어이 없다"고 개탄했다.

앰네스티 측은 이사회를 열고 고 교수에 대한 징계 논의에 들어갔다. 앰네스티 관계자는 "최대 제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두 차례 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낸 고 교수는 2009년부터 국제집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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