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게 스트레스인 사람들이 있다. 치아 모양이 보기 싫거나 배열이 비뚤비뚤하거나 색이 바래서다. 웃음으로 행복해지기는커녕 되레 자신감을 잃는다. 이럴 땐 치과에서 래미네이트 치료를 받아볼 만하다. 치아의 비정상적인 모양이나 배열, 색깔 등을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짧은 기간 안에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몇몇 연예인이 방송에서 래미네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외모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하는 래미네이트가 많아져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고 있다. 래미네이트를 하면 좋은 경우가 있고, 해선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치아 비춰 보일 만큼 얇게
래미네이트는 치아 성분이나 색과 비슷한 재료를 말 그대로 얇은 판 형태로 만들어 치아에 덧붙이는 치료다. 치아에 오랫동안 장치를 붙여둬야 하는 교정보다 빠르게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굳이 이를 뽑지 않고 자연치아 구조를 상당 부분 보존하며, 일반적인 치아미백보다 오래 가는 미백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래미네이트에서 치아에 덧씌우는 재료는 포세린이란 물질이다. 도자기와 같은 성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를 1mm도 안 되는 두께로 만들어 치과 전용 접착제(레진)를 이용해 치아에 붙인 다음 30초~1분간 빛을 쪼여 굳히는 것이다. 이렇게 부착된 포세린은 자연치아의 강도와 비슷해지고, 관리만 잘 하면 10년 이상도 간다.
자연치아는 빛이나 조명 아래에서 보면 색이 균일하지 않다. 투명한 부분도 있고, 약간 회색을 띠는 부분도 있다. 과거엔 래미네이트를 붙이면 어떤 조명에서도 같은 색으로 보여 인위적인 느낌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요즘엔 래미네이트를 0.3mm 두께까지 얇게 만들 수 있어 붙였을 때 자연치아와 차이가 거의 없게 느껴진다. 워낙 얇아 원래 치아의 색이 비치기 때문이다.
왜소치나 심한 변색에 적합
특정 치아가 유달리 작은(왜소치) 사람, 외상이나 부정교합(아래위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증상), 이갈이 등으로 치아 일부가 깨지거나 닳은 사람은 래미네이트 치료로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치아 사이에 큰 틈이 있거나 치아 모양이 비정상적인데 교정 치료는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래미네이트가 적합하다. 아이디치과 임수진 원장은 "어릴 때 특정 항생제(테트라사이클린)를 많이 복용했거나 과도한 흡연 때문에 치아가 변색된 경우엔 보통 미백 치료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이럴 때도 래미네이트를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아 위치가 정상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 있거나 배열이 매우 불규칙한 경우, 돌출입이 심한 경우엔 래미네이트가 어렵다. 가능하더라도 자연치아가 지나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원하는 모양으로 포세린을 붙이기 전에 원래 치아를 너무 많이 깎아내야 해서다.
임 원장은 "이럴 땐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간단한 교정 치료를 먼저 받은 뒤 래미네이트를 고려하거나, 래미네이트와 비슷하지만 치아 전체를 손질하는 올세라믹크라운 치료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아를 지나치게 깎아내면 치아가 점점 약해지면서 신경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이가 시리고 통증까지 생긴다. 게다가 한 번 깎아낸 치아는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무분별하게 래미네이트를 받고 나서 이 같은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환자들의 하소연이 적지 않다.
사실 일반적인 래미네이트 치료 때도 치아 겉부분을 좀 깎아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치아 겉을 감싸고 있는 법랑질을 살짝 벗겨내는 정도다.
치아에도 황금비율이
치아마다 적당한 크기와 비율이 있다. 이게 어긋나면 치아 하나하나의 모양이나 색이 아무리 예뻐도 전체적으로 어색해진다. 예를 들어 웃는 얼굴에서 가장 많이 드러나는 앞니와 그 옆 작은 앞니, 다시 그 옆 송곳니를 정면에서 볼 때 가로 길이가 1.618:1:0.618 비율이면 이상적이라고 본다. 치아의 황금비율인 셈이다. 또 웃었을 때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는 치아 배열은 이른바 반달형 스마일 라인이다. 앞니와 송곳니 아랫부분을 잇는 선이 반달 모양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면서 입꼬리 쪽으로 갈수록 살짝 올라가는 형태다. 래미네이트 전에 치아 각각을 본을 뜨고 사진을 찍어 정확한 형태와 색을 파악한 다음 웃는 모습까지 사진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래미네이트 후엔 한동안 오징어나 견과류, 사과 등 단단한 음식을 피하고 양치질과 치실 사용을 꼼꼼히 하며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치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이렇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공들여 해놓은 래미네이트 수명이 평균인 5~10년보다 짧아질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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