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왼손타자로 성장한 김현수(25)가 2006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장타력 때문이었다. 당시 두산을 이끌던 김경문 감독(현 NC)은 "현수는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안 된다는 평가 때문에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한 방이 있는 선수인 것 같아 뽑았다. 장타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수는 김 감독의 무한신뢰를 받고 무럭무럭 성장했다. 2009년에는 23홈런, 2010년에는 24홈런을 치면서 장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1년(13홈런)부터는 홈런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7홈런에 그쳤다. 대신 정교한 방망이를 선보여 '타격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장타 본능'이 사라졌던 김현수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확장된 대전구장에서 13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리면서 이번 시즌 홈런타자로의 복귀를 예고했다.
김현수는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2-0으로 앞선 3회 2점 홈런을 터뜨렸다.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2사 2루에서 한화 선발 김혁민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 전광판을 바로 맞히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 김현수의 마수걸이 홈런이자 두산의 첫 홈런이었다. 김현수는 대전구장의 재개장 첫 홈런의 영예도 가져갔다.
대전구장은 시즌을 앞두고 리모델링을 했다. 가운데 펜스는 종전 114m에서 122m까지 늘렸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중월 홈런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김혁민의 146㎞의 빠른 볼을 공략해 대형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6-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를 친 김현수는 대주자 정수빈과 교체됐다. 그는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10-4 대승을 견인했다.
김현수는 "볼카운트(3-1)가 유리해 부담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직구가 가운데 몰려 운 좋게 넘어갔다"고 활짝 웃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5이닝 동안 5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시범경기 5승1무1패를 기록한 두산은 마산구장에서 NC에 2-4로 진 KIA(5승2패)를 밀어내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목동에서는 SK가 선발 채병용(5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와 최정의 결승 솔로 홈런을 앞세워 넥센을 7-1로 눌렀다. 롯데는 강민호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16안타를 몰아쳐 LG에 9-2로 역전승을 거뒀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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