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실시되는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계 영남 중진들의 빅 매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4선인 이주영(62ㆍ경남 창원 마산합포) 의원과 3선인 최경환(55ㆍ경북 경산ㆍ청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공언하며 뛰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의원들은 "친박계 의원들끼리 표 싸움을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으니 한 쪽이 양보하라"면서 조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두 사람 모두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원내사령탑을 고민하는 여권엔 두 가지 상반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우선 강한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조직법 개편 협상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만큼, 청와대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조하면서 때로는 쓴 소리도 할 수 있는 실세 원내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를 가진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원조 친박' 최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19일 "정권 출범 초기에는 여당 원내대표에게 힘이 실려야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 색채가 강하고 박 대통령과 같은 대구ㆍ경북(TK) 출신이 나설 경우 주요 현안에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는 데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을 펴는 쪽에서는 온건한 중도개혁 성향인 이 의원을 대안으로 꼽는다.
당내에서 중립 지대에 있던 이 의원은 지난 해 총선과 대선 때 주요 역할을 수행하면서 친박계에 편입됐다. '신 친박계'로 통하는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셈이어서 동정 표가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4선인 서병수(61ㆍ부산 해운대ㆍ기장갑) 사무총장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하지만 그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때문에 이번 경선에 나서는 것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과 최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수도권 출신 친박계 3선인 홍문종(58ㆍ경기 의정부을) 의원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출마 여부 등과 관련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의 선호와 당청 관계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 등에 따라 경선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며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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