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찰 3개월동안 무엇을 수사했나" 비판 비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찰 3개월동안 무엇을 수사했나" 비판 비등

입력
2013.03.18 17:36
0 0

국가정보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여야의 국정조사 합의 다음날인 18일 임병숙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정치권의 움직임 때문에 수사가 늦어지거나 빨라지는 일은 없다"며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지난해 12월 12일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후 3개월 동안 보여준 행태로 볼 때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이하고 소극적인 경찰의 수사자세가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우선 김씨의 아이디 5개를 받아서 대선 관련 글을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42)씨에 대한 조사만 해도 그렇다. 경찰은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다 민주당 고발로 이씨의 신분이 피의자로 바뀐 뒤인 지난달 22일 딱 한 번 조사했다. 그것도 이씨가 자진 출석해 이뤄졌다. 3주가 지난 지금도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 필요가 있지만 소환 시점은 잡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인터넷 상에서 이뤄진 대선 관련 댓글이 수사 대상인 이번 사건의 특성상 디지털 전문인력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사건 초기 서울청과 본청에서 파견된 10여명 전문가가 일찌감치 철수한 것도 수사의지를 가늠케 한다. 대신 참고인 신분인 '오늘의 유머' 운영자가 10여 차례나 경찰에 출석해 수사를 돕고 기존 16개 아이디와 연관 깊은 아이디 33개까지 찾아내 경찰에 넘긴 실정이다. 이런 사정이라 경찰 내부에서조차 "서울청, 본청 인력들을 투입했으며 훨씬 빨리 수사가 끝났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개월 동안 경찰의 말 바꾸기도 수시로 있었다. 경찰은 지난 1월 3일 "김씨가 오늘의 유머 등 웹사이트에 16개의 아이디로 99차례 찬반의견 표시를 했다"며 "직접 작성한 글도 있지만 요리 등 신변잡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보도가 난 지난달 1일 "김씨가 정치 사회 현안에 대해 정부, 여당에 유리한 글을 오늘의 유머 등 3개 사이트에 150여건 글을 썼다"고 말을 뒤집었다. 대선 직전에는 "의혹을 살만한 댓글이 없었고 앞으로도 발견된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후 새로운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오늘의 유머 운영진의 IP 추적을 통해 김씨와 이씨 외에 '제4의 인물'이 존재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경찰이 수사를 하는 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대선 직전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경찰의 정치개입 의도가 드러났고, 이후 언론 보도로 경찰발표가 뒤바뀌었으며 수사 책임자가 중간에 교체된 점 등을 볼 때 경찰의 수사결과가 나온들 국민은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