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 캐나다 관중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화려한 갈라쇼로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갈라쇼에서 '올 오브 미(All of ME)'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펼쳤다. 출입구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검은 정장에 중절모를 쓴 모습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장내 아나운서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우승자가 왔다. 유나 킴"이라고 분위기를 달궜다.
김연아가 남장 여인으로 파격 변신한 '올 오브 미'는 작년 5월과 8월 두 차례의 아이스쇼에서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의 유명 가수 마이클 부블레가 불러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2010 밴쿠버 올림픽과 이번 세계선수권 등 캐나다에서만 의미 있는 우승을 두 차례나 이룬 김연아는 "어떤 프로그램을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마이클 부블레는캐나다 가수이면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다. 캐나다 관중도 좋아할 것 같아 이 프로그램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측은 '피겨 여왕'의 갈라쇼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먼저 천장에 부착된 대형 전광판에는 전날 프리스케이팅의 모습이 흘러나왔다. 곧이어 프로그램을 끝내고 벅차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장면, '키스앤크라이존'에서 높은 점수를 확인하는 모습이 잇달아 나왔다. 4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은 하이라이트. 9,000여명의 관중은 전광판을 응시한 채 전날 감동을 되새겼다.
김연아가 은반 중심에 자리를 잡자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흥겨운 선율에 취한 듯 경쾌한 동작을 시작했고 스핀과 스텝으로만 구성된 절제된 공연에 경기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후 김연아가 남장을 벗어 던지며 아름다운 여성의 자태로 돌아온 순간, 객석에서는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장내 아나운서는 "여왕이 돌아왔다.(Queen is back)"며 흥을 더했다.
갈라쇼를 마친 김연아는 "한국에서도 호응이 좋았는데 캐나다에서도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 동안 갈라 연습을 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잘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사실 우승을 했으니까 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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