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생존 모드'로 전환했다.'
산업은행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이 은행이 다이렉트 금융상품 금리를 18일 전격 인하한 것을 놓고, 강 회장이 박근혜 정권으로 바뀐 상황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 몸을 낮췄다는 설명이 힘을 얻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수시입출금식 온라인 예금상품인 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의 금리를 기존연 3.05%에서 2.50%로 낮췄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3.65%에서 3.40%로 인하했다. 올해 초 각각 0.2%포인트와 0.15%포인트 낮춘 데 이어 2개월여만에 다시 인하한 것이다.
'다이렉트 뱅킹'은 일선 점포가 부족한 산은이 '점포 운용비용을 줄이는 대신 고객에게 혜택을 돌리겠다'며 금리를 높인 상품. 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편리함까지 더해져 2011년 10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9조원이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출시 당시부터 시장질서를 훼손하고 팔수록 은행이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MB정부의 실세인 강 회장이 강한 추진력으로 인기 상품 반열에 오른 것.
하지만 바뀐 정권의 감사원은 '과다하게 높은 금리 때문에 이 상품 판매에 따른 누적 손실이 작년 9월까지 244억원에 달한다'는 감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금 등 필수 비용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고, 무점포 운용이라는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점포에서 실명 확인 등의 업무가 이뤄져 특별히 고금리 혜택을 줄 근거가 없다며 시정 조치도 요구했다.
산은 측은 "예정됐던 일"이라며 감사원 지적과 이날 금리 인하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당초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보고 인하할 계획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감사원 결과가 비슷한 시점에 나와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가) 오비이락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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