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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성자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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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성자 프란치스코

입력
2013.03.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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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현대 그리스문학을 대표하는 의 작가이자,'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던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가 70세 때인 1953년에 쓴 소설이다. 오른쪽 눈 세균감염으로 병원에서 요양 중이었고, 이 신성을 모독했다는 비판에 시달린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노 작가는 한 성인의 생애에 몰두했다. 그는 이 소설을 "우리 시대의 성 프란치스코인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에 바친다"고 했다.

■ 프란치스코에게서 슈비이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세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아씨시의 한 성자 프란치스코의 삶을 동료였던 레오 형제의 시선으로 담고 있다. 레오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카잔차키스는 "진실보다 더 진실된 이 전설적 이야기를 써나가면서 위대한 순교자에 대한 사랑과 존경과 감탄으로 완전히 압도되었다"면서 "굵은 눈물이 떨어져 원고지를 적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 가난, 평화, 사랑. 소설은 프란치스코가 1226년 44세로 숨을 거두면서 남긴 말이라고 했다. 이 세 단어야말로 그가 사명을 다해 지키고, 강조하고, 나누고자 했던 것이었다. 부잣집 아들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 어느 날 모든 것을 철저히 버리고 청빈한 수도자의 길을 선택한 그는 예수, 그 자체였다. 미천하고 멸시 받는 자, 가난한 자, 병든 자들과 함께 했고 그들에게 봉사하며 즐거워했다. 동물들과도 기꺼이 교감을 나누고 평화의 복음을 전했다.

■ 아씨시에는 '가시 없는 장미'가 있다. 육신의 정욕이 생길 때마다 프란치스코가 그 위를 맨 살로 뒹굴자 주님이 유혹을 이길 은총을 주고 가시를 없앴다고 한다. 기적은 또 있다. 그가 숨진 자리에 세운 프란치스코 성당 안에는 늘 흰 비둘기가 날아와 산다. 또 소설쓰기를 마치자 레오에게 날아온 작은 참새, 13일 새 교황 선출 직전 시스티나성당 굴뚝에 앉은 흰 새. 이 모두가 '평화의 기도'로 우리가 기억하는 바로 당신은 아닌지요.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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