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3급인 이다현(21)씨는 이달초부터 대구 태전동 영송여고 행정실에서 일하고 있다. 국내 최초 자립형 발달장애인 고등교육기관인 대구대 K-PACE센터에서 공부해 개교 이후 처음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졸업을 1년 앞두고 이룬 조기취업이다.
직장에서 그가 하는 일은 서류철 정리, 우편물 전달, 물품관리, 환경미화 등 사무행정 보조역할이지만, 일반인 못지 않은 꼼꼼한 일처리로 직장 내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 대구대 K-PACE 측은 “이씨는 성실한 성격으로 서류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는 등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밝고 쾌활한 성격이라 직장 내에서도 사랑받으면서 막내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전말했다.
이씨가 조기 졸업과 동시에 직장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대구대 K-PACE센터의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한 몫 했다. 그는 취업 이전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 소속의 유치원과 대구대 사회과학대학 행정실에서 일하며 직장 적응훈련을 했다. 또 경산시립도서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사회적응 훈련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등이 주관하는 행사에 선발돼 미국 연수를 다녀왔고, 지난 1월에는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의 자원 봉사자로도 활동해 사회 적응력을 키웠다. 이런 교육 훈련을 통해 이씨는 일반인 못지 않은 사회인이 될 수 있었다. 2011년 문을 연 이 센터에는 1학년 18명, 2학년 21명, 3학년 8명 등 총 47명의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황경렬 대구대 K-PACE센터 소장은 “이씨의 취업은 우리 센터에서 공부하는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본보기”라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사회적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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