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고가도로인 '아현고가도로(사진)'가 철거된다. 서울시는 도시경관 회복을 위해 중구 아현고가도로를 2014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철거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도로가 도시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안전등급이 C급으로 분류될 정도로 노후가 심각해 철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유지관리비에 4억원, 전면 보수ㆍ보강에 80억원이 들어 간다는 점도 철거 이유로 들었다.
시는 이달부터 공사발주를 시작해 교통규제 등을 논의 할 방침이다. 또 도로 철거로 인한 교통 문제를 줄이기 위해 철거공사와 함께 이대역에서 서대문 사거리까지의 중앙버스전용차로 공사를 시작해 내년 12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가를 대체 할 신촌로~충정로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 2.2㎞도 설치될 예정이다. 시는 철거비용으로는 총 125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현고가도로는 1968년 9월19일 국내 최초로 설치됐다. 지금도 일 교통량이 8만 대에 이르고 있고, 총 길이 939m에 왕복 4차로 도로는 시청과 아현, 신촌을 이어주고 있다.
시는 현재 관리 중인 고가도로 85개에 대해서도 교통기능을 방해하거나 도시경관을 훼손하는 점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도로 위주의 건설이 활발할 때 도로환경과 도시미관에 대한 고려 없이 지어진 고가도로는 철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2002년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던 '떡전고가차도' 철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시내 총 15개의 차도를 철거하고 있으며 이번이 16번째다.
45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온 아현고가차도의 철거 소식에 주민들은 섭섭한 내색을 비췄다. 30년간 아현동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순옥(63)씨는 "고가도로가 철거되면 도로가 확 트이고 시원해 보일 것 같다"며 "그래도 45년이나 된 고가가 없어진다고 하니 추억이 하나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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